뮤지션이 듣는 대로, 웨스톤 W60

뮤지션이 듣는 대로, 웨스톤 W60

언제나 그렇지만 연예계 소식은 참 재미지다. 제시카가 소녀시대에서 탈퇴하고 이병헌 스캔들의 전말이 어떻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이런 얘기가 아니다. 가수 서태지와 이승환 이야기다. 서태지는 이번 9집 활동에 맞춰 모든 스태프가 웨스톤랩스의 커스텀 이어폰을 맞췄다. 이승환 역시 애용하던 뱅앤올룹슨 A8에서 웨스톤랩스로 갈아탔다. 요즘 오디오 기기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이 얘기에 더 관심이 가더라. 그런데 웨스톤랩스?

뮤지션의 선택, 웨스톤랩스

웨스톤랩스는 1959년 미국 콜로라도의 한 오두막에서 시작한 이어폰 제조사다. 청력 보호 장비와 이어폰 제조 기술을 통해 슈어, 에티모틱, 얼티밋이어스 등 유명 이어폰의 초기 모델을 만들었으며 세계 최초의 쿼드 밸런스드 아마추어(BA) 이어폰 W4/W4R도 개발했다. 지금은 세계 2위의 커스텀 이어폰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명 뮤지션도 많이 사용한다. 알리샤 키스, 본 조비, 블랙 아이드 피스, U2 등 해외 뮤지션을 비롯해 서태지, 이승환, 소녀시대, 보아, EXO 등 여러 국내 뮤지션이 콘서트와 방송에서 착용하고 나온다. 아마 웨스톤랩스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이미 방송에서 여러 번 봤을 것.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제품은 인이어 이어폰 W60이다. 최초의, 그리고 현존하는 유일한 헥사 BA 이어폰이다. 자그마치 6개의 BA 드라이버가 들어간 것. 물론 커스텀의 경우 20개가 들어간 것도 있지만 유니버셜 중에서 최초, 유일이라는 말이다. 덕분에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CES에서 BEST of CES2014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서태지와 이승환이 사용하는 이어폰을 들어보고 싶었지만 그건 커스텀 모델이라 아쉽게도 구할 수가 없다. 대신 요즘 떠오르는 W60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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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BA 드라이버

W60은 참 거창하다. 3웨이 6 드라이버로 고중저음을 각각 2개의 BA 드라이버가 담당한다. 4개도 빵빵한데 6개라니. 하지만 외형은 기존 W 시리즈와 비슷하다. 6 드라이버치고는 굉장히 작은 편. 덕분에 오래 끼고 있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참고로 임피던스는 25, 재생 주파수는 20~2만Hz, 음압 레벨은 117dB이다.

이것저것 보기 전에 음악부터 들었다. 일단 생각했던 것보다 출력이 높다. 아이폰의 경우 볼륨을 평소보다 10% 정도 줄여야 일반 이어폰 음량과 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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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음역대의 밸런스는 잘 맞는 편이지만 저음에 약간 더 비중을 뒀다. 트렌드에 잘 맞는 튜닝이다. Michel Jackson의 ‘Slave to the Rhythm’ ‘A Place with No Name’과 DaftPunk의 ‘Get Lucky’에서는 빠르고 타격감 있는 베이스라인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기타 소리도 W60은 잘 살린다. 단 단단하다는 느낌보다는 포근하게 감싸는 느낌이다. 차가운 BA의 느낌을 보완하기 위해 부드럽게 표현한 것.

해상력도 좋다. 각 악기의 구분은 물론 미세한 음까지 잡아내 정확하게 구현한다. 평소 들리지 않던 소리까지도 깨끗하게 뽑아낸다. 치찰음이 과하거나 자극적인 고음은 아니어서 오래 들어도 피로도가 덜하다. 섬세한 악기 구성과 세련된 음 배열이 특징인 DaftPunk의 Random Access Memories 앨범에서 그런 부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Motherboard’의 마지막 부분 물소리는 굉장히 맑고 깨끗하게 느껴진다.

서태지의 9집 선발표곡 ‘소격동’에서도 섬세한 사운드 구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일렉트로니카 장르 특유의 차가움을 부드럽게 표현한다. 이 곡만의 특유한 울렁거림도 잘 살린다. 클래식에서도 연주자의 숨소리, 현을 비껴가는 활의 움직임까지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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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사운드에 아름다운 하모니까지 갖춘 바버렛츠의 소곡집 #1 앨범도 참 맛있게 들었다. 특히 ‘가시내들’ ‘비가 오거든’ 같은 곡에서는 보컬과 멜로디의 분리, 명확한 스테레오 사운드가 음악의 맛을 잘 살린다. 부드럽게 퍼지는 사운드의 잔향은 공간감도 충분히 확보한다. 보통 저음의 잔향이 많으면 해상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W60은 중고음의 해상력도 충분히 확보했기에 전혀 그런 느낌은 없다.

무간도 OST 중 채금(蔡琴)의 ‘피유망적시광(被遺忘的時光)을 들어보면 공간의 울림이 제대로 느껴진다. 소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넓은 홀에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다. 이어폰이면서 헤드폰 정도의 공간감을 낸다. 차음성은 아주 좋다. 음이 새지도 않고 볼륨이 낮아도 외부 소음으로 방해받을 일은 없다. 주의할 점은 화이트노이즈. PC에 연결하니 평소 안 들리던 화이트노이즈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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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패키지

프리미엄 제품답게 패키지도 빵빵하다. 일단 케이블이 두 개다. 하나는 애플 MFi(Made For iPod) 인증 리모컨을 달아 통화, 재생, 이동, 볼륨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꼬임 선이 아니라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통화 음질이나 편의성은 합격. 다른 하나는 내구성을 높이고 소음을 줄이기 위해 케이블을 꼬았다. 저 저항 장력 철사로 만들었으며 아라미드 섬유로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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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케이블 모두 MMCX 커넥터를 적용했으며 귀 뒤로 넘겨 착용하는 방식이라 터치 노이즈가 덜하다. 물론 움직임도 훨씬 자유롭다. 길이는 1.32m며 단자는 금 도금된 3.5mm L자형이다. 요즘 여러 이어폰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특성들이 모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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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 커버 즉 페이스 플레이트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장점.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으며 색상에 따라 메탈 실버, 골드, 레드 3종류가 있다. 사용하다가 질릴 때쯤 바꾸면 새로운 기분으로 들을 수 있겠다. 볼트로 단단히 고정하니 떨어질 염려도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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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제공하는 이어팁은 10가지나 된다. 스타 실리콘 이어팁과 트루핏 폼팁이 5개씩 들어 있다. 두께와 길이가 달라 자신의 귀 사이즈와 취향에 딱 맞는 이어팁을 선택할 수 있다. 이어폰 연결 부분에 다른 색을 입혀 짝 구분이 편한 것도 장점. 스타 실리콘 이어팁은 이도 안에서 이어팁이 살짝 찌그러져 차음성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좀 더 강한 차음과 저음을 즐기고 싶다면 폼팁이 효과적이다.

모니터 볼트II 케이스도 들어 있다. 폴리머 소재의 방수 하드 케이스로 내부에 보호용 폼을 넣어 안전하게 보관한다. 내부 충격이나 스크래치, 파손 걱정은 덜겠다. 이어폰 케이스치고는 다소 큰 편이지만 내구성만큼은 확실하다. 이 밖에 청소도구, 유닛 커버 분리 드라이버가 기본 구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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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음질과 든든한 구성품을 보면 그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껏 여러 이어폰을 접하면서 꿈꿔왔던 장점들을 모두 담고 있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바로 가격.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제법 값이 나간다. 129만 원. 쉽사리 추천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도 충분히 제값하는 녀석이니 구입해도 후회할 일은 없을 것. 최소한 한번 적응하면 또다시 만족할 만한 이어폰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무대에 선 뮤지션과 같은 색깔의 사운드를 듣고 있다는 묘한 쾌감은 덤

해당리뷰는 GEARBAX 를 통해 제공된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작성자 : 한만혁 기자님 (2014.10)

링크 : http://www.gearbax.com/index.php?mid=textyle&category=139&vid=article&document_srl=527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