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CAT INTERVIEW] 백종례, 사운드캣 물류팀 대리

2018년 12월 20일, 크리스마스를 불과 나흘 앞두고 사운드캣 물류팀은 말 그대로 공황상태가 되었다. 당일 발송해야 할 물량이 무려 1109개. 통상 1일 평균 150여 개 정도의 물량수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물량이 몰아닥친 것이다.

사운드캣 물류팀의 인원은 4명, 창고에서 빼곡히 정리된 제품 중 1109개를 선별해 하나하나 일일이 꺼내와 박스에 정성스레 담아내고 송장을 붙이는 일. 말 그대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그날 아침이었다.

12월 20일 오전 9시,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움츠려 든 마음을 달래고 본격적인 물류팀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절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그날 하루가 저물어 가던 즈음, 1109개의 박스는 완벽하게 포장되어 택배기사님께 전달됐다.

그리고 단 하나의 박스도 오차 없이 주문한 고객에게 정확히 배송됐다. 4명의 물류팀 직원 스스로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이뤄진 날이었다. 실수 없는 정확한 배송이 이뤄지도록 1109개의 송장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정확한 박스에 부착될 수 있었던 기적과 같은 업무의 중심에는 입사 7년 차 물류팀 백종례 대리가 있었다.

남자 직원처럼 큰 박스를 유연히 이동할 힘은 없었지만, 백 대리에게는 여성스러운 세심한 판단력과 신속하고 정확한 추진력이 있었다. 사운드캣의 제품 대부분은 고가의 제품이다. 그리고 고객이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아 본인이 주문한 제품이 아닐 경우 고객의 업무와 작업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송상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물류팀 직원 모두가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큰 심적 부담감까지 안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류팀 수장인 이승훈 팀장과 함께 7년 이상 호흡을 맞추며 고객이 구매한 제품이, 고객의 손에 전달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운드캣 물류팀 백종례 대리를 만나 지난 7년간 사운드캣과 함께 해온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봤다.

사운드캣 백종례 대리 <사진제공: 백종례>

[사운드캣 물류팀 백종례 대리]

사운드캣을 사랑해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사운드캣 물류팀의 백종례 대리라고 합니다. 저희 물류팀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창고에서 보내다 보니 외부 손님들과 소통할 기회가 타 직원분들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이렇게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마련되어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고 또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웃음)

제가 사운드캣과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에 입사해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버렸네요 (웃음). 저와 사운드캣과의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부터 말씀을 드리면서 이번 인터뷰를 시작하면 좋을 거 같아요.

저는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성장했어요. 2012년 고향 생활에 무료함을 느낀 저는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 무작정 서울로 건너왔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던 외로운 저의 서울 생활이 시작된 곳은 좁고 답답한 자취방이었습니다.

이 답답함을 벗어나려면 빨리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죠. 어둡고 습한 자취방이 세상과 연결된 것은 가느다란 랜선 하나뿐이었습니다. 저는 그 랜선을 지푸라기라 생각하고 구직활동에 매진했고, 우연히 ‘사운드캣’이라는 회사를 찾아보게 되었죠.

당시 어린 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단 하나! 대한민국 유명 가수들의 맞춤형 이어폰을 제작해 주는 회사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커스텀 인이어’가 뭔지도 몰랐죠)

가수들에게 이어폰을 맞춰준다면 그 가수들이 회사에 오지 않을까? 그럼 거기서 일하면 가수들도 많이 볼 수 있겠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단순한 이유였지만, 그 당시로서는 정말 매력적인 일이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요. 항상 보고 싶죠. 웃음)

이미 제 자취방은 가수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마치 홀로그램처럼. 당시 제가 좋아하던 아이돌들이 서로 저와 눈을 마주치기 위해 제 안경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더군요 (웃음) 그리고 빨리 입사 지원을 하라 종용하더군요.

사운드캣 전경 <사진: 사운드캣 박세원 본부장>

그래. 여기다!!

저는 일절의 망설임도 없이 자취방에 함께 있던 가수들의 응원을 받으며 사운드캣에 입사 지원을 했습니다. 입사 지원후 일단 다른 곳은 더 지원하지 않고 사운드캣의 연락만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사운드캣에서 전화가 왔고, 그렇게 저는 사운드캣이라는 회사를 처음으로 찾게 됩니다.

면접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것뿐이었는데 사운드캣에서는 기꺼이 저에게 손을 내밀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입사한 저는 일단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보고 싶었던 가수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소원성취’에 나섰습니다. 대충 어느 정도 소원성취를 하고 나니 인턴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사운드캣의 정직원이 되어있었습니다. (웃음)

[사운드캣, 그리고 백종례]

지금은 큰 창고가 따로 있고 사무실도 팀마다 나뉘어 있는 큰 회사가 되었지만 제가 입사할 2012년 당시만 해도 사운드캣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7평 정도 되는 작은 사무실 한 켠이 전부였죠. 그 작은 곳에서 이승훈 팀장님과 테트리스 하듯이 물건을 정리하곤 했던 기억도 있어요.

지금은 직원 휴게실이 크게 제공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냥 빈자리에 박스를 깔고 주저앉아 피곤한 몸과 마음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웃음) 그때는 사운드캣 사무실도 넓지 않은 공간이었기 때문에 휴게실도 따로 없었습니다.

2012년 말 지금의 창고가 생겼을 때 제 마음은 마치 월세 살다가 내 집을 마련한 그런 기분이었어요. 정말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창고에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진제공: 백종례>

[사운드캣, 그리고 변화]

제가 소제목을 ‘변화’라 특정한 것은 사운드캣에 있으면서 제게 너무나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 것이죠. 당시 제가 워낙 급하게 결혼을 추진하다 보니 주위에서는 혹시 ‘속도위반’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어요. 저는 결혼 2년 후 첫째 ‘소민’ 이를 낳으며 그 무성한 소문을 잠식시켰죠 (웃음)

그다음 해에 둘째 ‘승민’ 이를 낳으며 지금은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이런 거대한 변화를 사운드캣에서 일하는 동안 만들어냈다는 것도 제가 사운드캣에 더 큰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사실 출산을 하고 복직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은 게 보통 회사들의 실정인데요, 사운드캣 대표님과 직원분들의 배려 덕분에 출산과 복직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사운드캣 대표님과 직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인간 백종례]

지금은 경기도 이천이 많이 도시화가 되었지만 제가 태어나고 성장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큰 도시는 아니었어요. 특히나 제가 태어나고 살던 지역은 이천에서도 외곽에 속하는 시골마을이었어요.

봄이 되면 나물을 캐러 나가고 여름엔 냇가에서 미꾸라지도 잡고 겨울엔 뒷산에서 눈썰매를 타는 그런 곳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너무나 평범한 삶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우리 소민이와 승민이를 그렇게 키우지 못하는 게 미안할 만큼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죠.

백종례 대리의 두 보물 ‘소민’이와 ‘승민’이 <사진제공: 백종례>

동네가 얼마나 작았냐면 초등학교 때 학생수가 없어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6년 동안 반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을 정도였어요. 그만큼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았죠.

마치 가족과 같은 작은 사회에 익숙해져 있던 제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서울로 이사했을 때 느꼈던 외로움과 쓸쓸함은 너무나도 컸습니다. 그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회사 생활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아무 회사나 취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위에는 사운드캣이 제 첫 직장인 것처럼 묘사했지만, 그저 사운드캣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사실은 사운드캣 전에 다른 회사 몇 군데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사회 구성원이 되려는 욕심 때문이었는지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쉽지 않다기보다 솔직히 너무 어려웠어요.

[사운드캣, 그리고 물류팀]

그렇게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다 지금의 사운드캣에 정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당시 직원들의 연령대도 비슷하고 다들 가족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금방 적응하게 됐죠.

가끔은 여성으로 창고 업무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사실 저는 전산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주문건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출고 정보 등을 전달하죠. 그리고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정확한 제품이 안전하게 도착될 수 있도록 택배회사에 정확한 발송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입니다.

저희 사운드캣이 음향기기와 악기 유통회사이다 보니 음악과 관련된 전문직 종사자 고객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는 작업 중 급하게 제품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시간을 다투는 작업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곳이 사운드캣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저희 쪽에 주문을 해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만약 제품 발송에 이상이 생기면 고객은 다시 2~3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단순한 기다림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작업 스케줄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더욱 신중히 작업해야 합니다. 하루 평균 150개에서 200여 개 까지 발송되는 제품들의 목적지가 정확한지 점검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그만큼 책임감도 더 커지게 되죠.

전설의 기타리스트 김도균님과 함께 <사진제공: 백종례>

[마지막 메시지]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바로 저희 물류팀입니다. 철두철미하게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지만 저희도 하나의 인간이기에 분명 실수가 발생합니다. 그런 일이 발생되어서는 안 되지만 만약 사운드캣 발송팀의 실수로 제품이 잘못 전달되었다면 저희 쪽으로 바로 연락 주시면 최대한 신속히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이제 새 학기를 맞이하는 3월의 봄이 다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화장한 봄 날씨를 시샘하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데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운드캣 물류팀 백종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