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INTERVIEW] 김광현, 월간 재즈피플 편집장

월간 ‘재즈피플’의 김광현 편집장은 1998년 ‘엠엠재즈’의 객원기자로 시작해 1999년에 편집장을 맡으며 재즈 전문지를 만들어왔다.

2006년 1월, 재즈 마니아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재즈에 다가가고 즐길 수 있도록 ‘재즈의 대중화’를 위한 재즈 전문 월간지 ‘재즈피플’을 창간한다.

김광현 편집장은 ‘재즈피플’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며 기사 작성부터 광고 영엽 등 1인 다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학창 시절에는 그룹사운드를, 군대에서는 군악대에 있으면서 음악가의 꿈을 키워왔던 ‘재즈피플’ 김광현 편집장을 만나 재즈와 함께 살아온 그의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봤다.

[김광현]

레전드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재즈피플’이라는 재즈 월간지의 발행인과 편집장을 맡고 있는 김광현이라고 합니다.

잡지를 만들고 있는 저에게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 어리둥절했지만, 레전드 매거진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에 매료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1998년 ‘몽크 뭉크’라는 재즈 잡지가 있었는데 재즈 피아니스트인 ‘델로니어스 몽크’와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이름을 딴 제호였습니다. 나중에 ‘MM JAZZ’로 제호를 바꾸게 되는데 좀 더 쉽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을 찾다가 제가 바꾼 거예요.

‘몽크 뭉크’가 창간될 당시 저는 금성출판사에 다니고 있었는데요, 재즈에 심취되어 있던 저에게는 재즈 잡지 창간 소식은 너무나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수소문해서 당시 몽크 뭉크의 남무성 편집장과 연락이 닿아 객원 필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재즈 잡지와의 인연이 시작됐고 1년 만인 1999년 몽크 뭉크의 편집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딱 20년 전이죠. 그렇게 2005년까지 몽크 뭉크의 편집장으로 하다가 2006년 6월 월간 ‘재즈피플’을 창간하게 됩니다. 벌써 13년 전 일이네요.

[김광현, 그리고 음악]

음악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거 같아요. 아버님께서 클래식 마니아이셨기 때문에 저 역시 클래식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어릴 때부터 접했습니다.

더군다나 아버님께서는 독수리 표 전축을 거쳐 1980년대 인기 있던 일본 수입 오디오 시스템을 장만하셔서 좋은 소리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듣던 클래식 뿐 아니라 학창시절 좋아하던 가요와 팝까지 수많은 명곡들을 들으며 음악에 대한 감각을 가지게 되었죠.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집안에 기타가 생기면서 기타 연주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이 저도 고등학교 시절에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음악을 많이 듣고 선배들 합주 하는 것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 시기였습니다. 대학을 가서 그룹사운드에 들어가 교내외 행사로 많이 하고 조금씩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군에서는 군악대를 지원했고 운 좋게 합격해 관악기가 가진 아름다운 소리를 알게 되었죠. 자연스럽게 재즈와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선배들과 밴드를 만들어 오디션을 보러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능력 부족으로 음악 일을 계속 하지 못하고 진로를 고민하다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인 시각디자인을 살려 출판사 홍보실에 들어가고 몇해 있다 ‘몽크 뭉크’라는 재즈 잡지가 창간되었고 객원 필자를 거쳐 편집장 자리에까지 오르며 본격적인 재즈 잡지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어린 시절 꿈꾸던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재즈에 더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지금의 일에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김광현, 그리고 재즈]

어떻게 보면 일반 대중들은 클래식보다 오히려 재즈를 더 어렵게 생각하곤 합니다. 클래식은 기본적으로 작곡가의 의도가 중요한 음악이고, 재즈는 연주자가 음악을 이끌어 갑니다. 그래서 누가 연주하냐에 따라 하나의 곡이 천차만별의 형태로 바뀌죠. 이런 연주자 위주의 재즈를 이해하려면 다양한 형태로 연주되는 재즈를 많이 들어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는 대중적이고 춤을 추기 위한 음악인 ‘스윙재즈’가 대세였으나, 1940년 후반부터 ‘비밥’이 등장하며 연주자가 재즈 음악의 중심이 됩니다.

그 후 1950년대 하드밥, 쿨 재즈, 그리고 1960년대 아방가르드와 보사노바, 이어 1970년대의 퓨전 재즈로 발전해 나갑니다. 이렇게 다양한 재즈가 있지만 제일 중요한건 아무래도 1950년대 전후의 재즈로 지금도 전 세계 재즈 팬들이 이때 음악과 앨범을 사랑합니다.

이 기본적인 흐름을 이해한다면 다음은 재즈에서 흔히 연주되는 스탠더드 곡을 익히는 겁니다. 팝이나 가요에서는 ‘레퍼토리’라 불리기도 합니다. ‘Fly to the moon’이나 ‘Summertime’, ‘Besame Mucho’ 등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렇게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보컬이 들어간 곡으로 충분히 익숙해질 때까지 들어보는 겁니다.

멜로디가 익숙한 곡을 연주곡으로 들어보고, 다음에는 색소폰, 트럼펫 등 여러 악기로 들어 봅니다. 그러다보면 곡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악기 변화에 따른 즉흥연주의 뉘앙스도 알게 되고요.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피아노, 베이스, 드럼 소리만 들리던 재즈에서 즉흥연주의 세계를 알게 됩니다.

이렇듯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의 감각을 더해 다르게 연주하는 것이 재즈의 묘미입니다. 같은 악기라도 어느 연주자가 연주하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형태로 변하게 되죠.

만약 여러분이 이런 과정을 통해 재즈와 친해지고 싶다면, 저는 ‘엘라 피츠제랄드’(Ella Fitzgerald)의 음악을 들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스탠더드 곡을 집대성한 ‘송북’Songbook 시리즈는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꼭 재즈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만약 어느 장르의 음악과 친해지고 싶다면 많이 접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클래식을 잘 안다는 것은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가 아이돌 음악을 잘 아는 것도 당연히 지금 유행 음악에 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재즈는 대중음악이 되지 않을테고 꼭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솔직히 재즈의 고향 미국에서도 재즈는 지분이 얼마 안 되는 매우 작은 시장이죠. 한국에서는 음악교육과 연결이 되면서 지금의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열악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디 재즈 팬들이 지금의 애정을 꾸준히 이어 가주셨으면 합니다.

[김광현, 마지막 메시지]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가 결혼을 일찍 해 큰 딸 아이가 벌써 대학교 4학년입니다. 딸아이가 음악 듣는 스타일을 보면 저희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죠. 일단 저희 집에는 약 1만이 넘는 CD가 있습니다. 딸아이에게 앨범을 추천해주면 CD플레이어에 넣지 않고 커버만 보고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듣습니다.그 음악가의 이름을 검색해 그들만의 플랫폼인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하죠.

20대에게 앨범 개념이 없어진지 오래 되었고 어쩌면 음악을 처음 들을 때부터 음원 형태로 들은 세대들입니다.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음악을 순식간에 즐길 수 있죠. 작은 딸아이는 2007년생인데 아마 작은 아이가 큰 딸 나이가 되면 세상은 또 다르게 변해있지 않을까요?

물론 과학의 발전은 우리를 너무나 쉬운 길로 편안히 인도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 나이였을 때 음악 한 곡을 듣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보세요. 음악을 듣는 내내 앨범에 담긴 사진과 가사집, 연주자 등 목록 등을 꼼꼼히 살피며 또 다른 감동을 받습니다. ‘아재스러운’ 충고일수 있지만 힘들게 수소문해 찾은 음반에 담긴 ‘한 곡’과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한 곡’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음악을 힘들게 찾아 듣던 시절에 들은 것들을 지금도 언제나 가슴 속에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때 들은 대학가요제 수상 곡들과 록과 헤비메탈, 그리고 여러 재즈 음악들은 평생 함께한 저의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수많은 해외 재즈 연주자들과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분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활약한 영라이언들까지 재즈 연주자들은 모두 저의 영웅들입니다. 90년대 초반 처음 라이브를 만난 보컬리스트 박성연 선생님, 데뷔 전부터 음색에 매료된 나윤선, 그리고 장르를 넘나들며 대한민국 재즈를 빛내고 있는 피아니스트 윤석철 등을 꼽고 싶습니다.

해외 재즈 아티스트로서는 위에서 언급한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엘라 핏제랄드’(Ella Fitzgerald)와 재즈 기타리스트 조 패스(Joe Pass), 그리고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를 추천합니다. 모두 음반을 통해 만났고 그 음반에 담긴 모든 곡 하나하나 집중해 들었던 그런 아티스트들입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서도 한 번 꼭 들어보시기 권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저와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즈피플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서도 한 번 꼭 들어보시기 권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저와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