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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 INTERVIEW] 영화 무술 감독 전재형

전재형은 한국의 영화 무술 감독이다. 서울 액션 스쿨을 통해 영화계에 첫 발을 들인 그는 액션 대역 및 스턴트로 출발하여 무술 감독에 이르기까지 숱한 작품에 참여하여, 현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무술 감독의 위치에 올라섰다. 현장에선 호랑이라 불리지만 누구보다 배우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며 허울 없이 다가가는 감독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영화계가 자생적으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라는 그는, 오늘도 카메라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현장을 지휘하는 따뜻한 상남자

영화 무술 감독 전재형

반갑습니다, 전재형 무술감독님!

네 안녕하세요. 서울 액션 스쿨에서 무술감독을 하고 있는 전재형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감독님이 참여하신 영화 중 대표작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워낙에 많은 작품에 참여해서 대표작으로 무엇을 꼽을지 어려운데, 최근에 참여한 작품들을 말씀드리면 <범죄도시, 2017>, <도어락, 2108>, <극한직업, 2018>, <롱 리브 더 킹: 목 포 영웅, 2019>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영화 <차인표>를 촬영 중에 있고 영화 <스텔라 stellar> 촬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진부하지만 빠질 수 없는 질문이죠. 감독님은 학창 시절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믿기 어렵겠지만 어릴 때는 굉장히 왜소했어요. 부모님 말로는 혼자 가방도 못 메고 다녔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가 운동을 시키셨는데… 이렇게 될 줄 모르셨던 거죠. (웃음)

맨 처음 배웠던 건 태권도였어요. 초등학생 때 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4단까지 승격을 했었죠.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택견 같은 우리나라 전통 무예 쪽에 관심을 생겼는데, 마침 학교에 택견과 국궁 그리고 24반 무예를 배우신 선생님이 계셔서 그 선생님께 배우면서 운동을 했어요. 그때는 어떤 목적을 갖고 운동을 했다기보다 어리고 순수한 마음에 정말 운동이 재밌고 좋아서 했던 거 같아요.

감독님 무술을 배우면 인격 수양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들 하잖아요,
무술을 오래 배우신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흐음,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 부분은 좀 없었던 거 같기도 해요.(웃음)
제가 워낙에 평화를 사랑하고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평화주의자라서 그런지…

“네, 그렇습니다. 평화주의자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던 소년이 어떻게 영화에 발을 들이게 되었나요? 사연이 있을 것 같아요.

소위 불알친구라고 하죠? 어릴 때 정말 친한 친구 녀석 셋이 있었어요. 그중에 어릴 때부터 영화 감독을 꿈꾸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셋이서 영화를 진짜 많이 봤어요. 저는 비디오테이프 시대인데 비디오 대여점을 수시로 드나들곤 했죠.

중학교 때였을 거예요. 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음료를 하나 사놓고 수다 떠는 게 일과였어요.
하루는 친구가 “나 영화감독되면 니들은 뭐해줄 거야?” 라고 묻길래, 저는 운동을 좋아하니 “그럼 내가 액션배우 해줄게” 라고 답했고 다른 한 친구는 사업가적 기질이 있었는지 “야, 그럼 내가 돈 대면 되겠네” 라고 대답했어요.
그러면서 의기투합해나갔는데, 사실 영화 제작에 대해서 잘 모르던 어린 시절의 철없는 이야기였죠. (웃음) 그렇게 서로 별 탈 없이 지내다가 영화 감독을 한다던 친구가 영화를 만들겠다고 서울로 올라갔어요. 고등학교 졸업을 채 마치기도 전에요. 그렇게 그 친구는 영화 관련 일을 배우기 시작했고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운동하며 지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그 친구한테 전화가 온 거죠.

“야, 우리 예전에 했던 얘기가 기억나냐?”
“어.”
“서울에 액션 스쿨이라는데가 있는데 너 와서 할래?”
“…콜.”

짧고 무미건조한 대화였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날 바로 서울행을 결정했을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인지 이해가 가실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부모님께는 차마 스턴트를 배우러 간다고 말씀을 못 드리겠더라고요. 나이도 어린 철부지가 서울로 상경하겠다는데 어떤 부모님이 환영하시겠어요? 그래서 같이 운동하는 형이 서울에 체육관을 차려서 사범으로 올라가 봐야 될 거 같다고 부모님께 말씀을… 아니, 거짓말을 드리고(웃음) 서울 액션 스쿨로 찾아갔습니다. 그 곳에서 스턴트와 영화 액션에 대해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이게 된 거죠.

서울 액션 스쿨에선 어떤 것들을 배우셨어요?

기본적으로 운동과 액션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에요. 그러다 보니 제가 해오던 운동과는 많이 달랐어요. 발차기로 예를 들자면 운동은 상대를 타격하기 위해서 빠르고 직선적으로 상대가 방어하기 전에 차야 한다면 액션은 몸 전체를 이용해서 가장 큰 동작으로 직선적 동작보다 원을 그리며 차야 해요. 그래야 카메라로 보았을 때 힘이 있으면서 동작이 정확하게 보이거든요. 액션도 몸을 쓴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운동적 성격을 띠지만 액션을 하는 배우들의 호흡과 연기가 담겨야 하기 때문에 트레이닝이 필수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위한 액션을 기초부터 다시 배웠어요. 그리고 스턴트도 배우면서 배우들의 액션이 어떻게 연기가 되고 그게 어떻게 영화에 담기는지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이었어요.

처음부터 다시 배우셨다니…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지금 와서 돌이켜 봤을 때,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솔직히 그때는 힘든 줄 모르고 했어요. 원래 이런 곳이고, 당연히 이렇게 해야 되는 줄 알았어요. 아마 어려서 그랬나 봐요. 그래도 힘든 줄 모르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를 꼽자면 저희는 식구 같은 개념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같이 배우는 팀원들도 그렇고, 영화 감독님들과도 서로 굉장히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촬영 현장에선 항상 육체적인 위험 부담을 안고 작업하기 때문에 다치지 않게 서로를 지켜보고 더 많이 신경 쓰거든요. 만약에 제가 위험한 씬을 촬영한다고 하면 주변의 팀원들이 저보다 더 신경 써서 보호장비 같은 것들을 챙겨주다 보니 서로 돈독해질 수밖에 없어요. 또 한 공간에서 같이 숨 쉬고 함께 운동하며 생기는 유대감이 많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운동은 원래 힘든 거잖아요. 힘들어야 운동이 되는 거니까…

힘들어야 운동이 된다는 말씀이 그간 감독님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 짐작게 하네요. 그럼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것이 적성에는 맞으셨나요?

어우 그럼요, 좋았죠. 처음에는 서울 액션 스쿨에서 무술 팀원으로 촬영에 참여를 했었는데,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맨 처음 촬영 현장에 갔을 땐 정말 감탄의 연발이었어요.

눈앞에 펼쳐진 카메라들을 보며 “우~와”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을 직접 보며 “우~와!”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고 있는 감독님을 보며 “우~와~!!”
처음엔 정말로 감탄밖에 안 나왔어요.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스크린에 비치는 배우들 밖에 볼 수가 없잖아요. 배우 너머에 있는 존재들, 촬영팀이나 감독님을 보면서 ‘여기가 정말 현장이구나’, ‘내가 진짜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들떴어요.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나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도 정말 컸죠.

특히 영화 시나리오에 대해 감독님과 협의를 거쳐 제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고,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영상 콘티가 그대로 촬영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스크린에 걸리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한몫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뿌듯함과 큰 기쁨을 느낍니다.

서울 액션 스쿨의 막내일 때 했던 작품으로 < 태극기 휘날리며, 2003>, <실미도, 2003>, < 영어 완전 정복, 2003>, <아라한 장풍대작전, 2004>, 같은 작품이 있네요. 특히 <태극기 휘날 리며>는 모든 것이 미숙하던 시절의 데뷔작이라 더 기억에 강하게 남는 거 같아요.

협의를 거친 영상 콘티라는 게 어떤 건지 궁금해요. 무술 감독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무술 감독은 한 영화에 등장하는 액션씬을 전부 담당하는데요, 액션이나 스턴트적인 요소들을 영화의 줄거리 속에 잘 녹아들게끔 디자인하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환경이나 촬영 공간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얼마나 잘 스크린에 담아낼 것 인가하는 고민도 하고요.

영화감독님이나 촬영 감독님, 그리고 여러 파트의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직접 연기하는 배우들이 곤란한 점이나 개선 방안은 없는지, 많은 부분에서 논의와 합의 끝에 나온 최종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액션 파트를 협의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물론 많죠. 없다고 할 순 없어요. 감독님이 생각 하시는 것들이 있고 제가 디자인하면서 구상했던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서 맞춰 나가는 거죠. 이를테면 감독님은 어떤 씬에서 액션을 하고 싶어 하시는데, 제가 봤을 땐 가벼운 충돌씬으로 임팩트만 살리고 심플하게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을 때가 있는 거죠. 서로 의견 조율을 해보고 정 결론이 안 나면 직접 장면을 찍어보면서 베스트 씬을 찾아 나가는 거죠.

반대로 촬영 중에 재밌는 일은 없으셨어요?

저희 직업 자체가 몸을 쓰고 서로 충돌하는 일이 잦다 보니 굉장히 다이내믹해요. 매 현장 현장에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똑같이 넘어가는 일이 없을 정도예요. 그런 큰 사건들이 많다보니 당장 기억나는 건 오히려 사소한 일이 떠오르네요.

누구나 처음은 있는 거잖아요? 추락 씬을 처음 촬영하는 형이 있었어요. 고층에 올라가서 안전 장비를 걸고 큐 사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형이 제게 “야… 나 담배 한 대만 줄래?”라고 묻더니 연달아 두 까치 피더라고요. 평소에 담배를 안 피우던 형이었는데 말이에요. 위험한 씬을 촬영할 땐 당연히 부담감이 커요. 그래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이니까… 좋은 추억이기보다는 사고 없이 찍었기 때문에 좋은 추억이 되는 거 같아요.

또 기억나는 게, <놈놈놈>을 촬영할 때 실크로드의 둔황이라는 사막을 갔었는데 정말 어마어마 하더라고요. 굉장히 놀라웠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또 거기서 모래 폭풍을 만났는데 고글을 꼈는데도 진짜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찬 모래 폭풍이었어요. 그 안에서 형들이랑 장난치고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앞이 안 보일 정도라고요? 감독님 그 정도면 위험한 거 아닌가요?
예… 뭐 그렇죠, 위험…하겠죠?
정말 스펙터클하네요…
예, 그래요. 현장이 항상 스펙터클 합니다.
혹시 감독님이 스펙터클하게 만드시는 건…
…, 전 평화주의자로 있고 싶습니다.
아, 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감독님은 배우들을 지도할 때 어떤 부분에 집중 하시는 편인가요?

전 이렇게 생각해요. 어차피 몸으로 하는 액션은 연습을 계속하면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중요한 건 호흡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와 배우가 서로 자연스럽게 액션을 주고받는 호흡. 그리고 그 호흡 속에 배우들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게 베스트죠. 정말로 위험하거나 큰 연출은 대역들이 대신하면 되는데 세세한 장면에서의 배우들의 감정은 영화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거든요. 그래서 호흡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에요.

무술 감독으로 현장을 지휘할 때 겪는 어려움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전 사실 아직까진 없어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네?! 없다고요??? 혹시 무술 지도(물리)로 해결하시는 건 아닌지…
에이~ 아니에요.
현장에서 스파르타라고 불리며 엄청난 압박을 불러 일으킨다는

모 배우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네? 현장에서요? 어떤 배우가…, 그런데 혹시 무술지도가 어떤 건지

궁금하진 않으세요? 한번 체험해보실 생각은…
아, 아… 아무래도 잘못된 제보였던 것 같습니다!

저희 직업 자체가 항상 위험 부담을 수반하다보니 항상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하고 저희 팀원들도 현장에서 더 집중하고 따라와 주는 거 같아요.

저도 위험한 씬을 촬영할 때는…

인터뷰 전문은 레전드매거진 9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