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오디오 커스텀 인이어 A18t 리뷰 - 사운드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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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오디오 커스텀 인이어 A18t 리뷰

 

64오디오는 제 마음 한곳에 자리잡은 특별한 브랜드입니다.

사운드에 대한 선입견을 만든 브랜드인지라 리뷰를 조금 이상하게 시작해 봤습니다. 설명은 아래에서 천천히 해드리겠습니다.

이 브랜드를 처음 접한 시기는 64오디오가 아닌 1964 Ears로 불리던 시절입니다. 아마 처음 출시한 제품이었을 겁니다.

2010년, 이어폰을 좋아하는 흔한 소비자였을 당시에 3개의 드라이버를 탑재한 커스텀 인이어를 구매하고 재미삼아 리뷰를 써보곤 했습니다.

그때는 Westone과 Ultimate Ears같이 $1,000에 육박하는 3드라이버 커스텀 인이어를 제작하는 각 이어폰 제조업체간 경쟁 관계가 생겼을 시기였었으며, 1964 Ears는 반정도 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사운드 측면에서는 약간 타협을 했습니다.

2년 뒤 1964 Ears는 전 라인업을 정비하며 기존의 3드라이버 인이어 모델을 V3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합니다. 저는 호기심에 V3를 구매해 리뷰를 해보고 모든 측면에서 나아진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현재의 64오디오 제품은 단순하게 좋은 이어폰이 아닌 경쟁 업체들을 뛰어 넘은 수준입니다. 경쟁이 매우 치열했던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 시장에서 V3는 이젠 제품과 같은 가격인$500 아래의 가격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 이어폰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커스텀 이어폰” 부분은 그 인기가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1964 Ears가 처음 제품을 출시할 당시에는 없었던 수십개의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그 시간 동안 1964 Ears도 더 나은 시설과 함께 회사 규모도 커졌으며 소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해왔습니다. 또한 새롭게 회사명을 64Audio로 바꾸며 발전한 느낌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64오디오는 왜 제 마음 한곳에 특별하게 자리잡고 있을까요? 글쎄요, 일단 제가 지금가지 수집한 커스텀 인이어 수만 대략 30개도 정도 됩니다. 몇 개는 리뷰용이었으며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구매한 것입니다. $200 이하의 매우 값싼 제품부터 수제작으로 나무를 새겨 넣는 몇 천 달러 제품도 있으며 그 중간에 위치하는 인이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많은 제품 중 꾸준하게 사용하는 제품은 몇 개나 될까요?

네, 예상하셨겠지만 바로 1964 Ears/64오디오의 V3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구매한 $450 아래의 제품 중에서 단연코 최고의 오디오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운동하거나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락커에 던져서 보관하고, 가끔 떨어뜨리기도 하며 케이블이 여기저기 걸리기도 하고 제대로 된 청소도 아직 해본적이 없습니다. 삼성 갤럭시 S8에 Noble Audio BTS 블루투스 어댑터 또는 Sony NW-ZX2를 연결해 사용하며 가끔은 집에 있는 $20,000 상당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감상하기도 합니다. 거칠게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던 적은 전혀 없었으며 언제 들어도 사운드는 새롭고 인상에 남습니다. 마치 저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제가 소유한 많은 이어폰 중에서도 이 이어폰이 특별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이고 최신 제품은 예전 제품만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전 제품과 많은 점을 공유하는 최신 제품들은 구형 모델의 디자인에서 발전한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은 64오디오에서 계속 신제품을 출시할 때 마다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특허를 받은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포함한 18개의 드라이버와 특허 출원중인 다른 기술을 접목한 A18t ($2,999) 소식을 들은 순간 때가 왔다 싶었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제 기대를 충족시켜 줄까요?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A18t는 64오디오 커스텀 시리즈 제품 중 최상위 제품입니다. 고음 영역을 담당하는 특허 받은 “TIA” 드라이버를 포함해 한쪽당 18개의 드라이버가 전 스펙트럼을 커버합니다. TIA는 “Tubeless In-ear Audio”의 약자로써 익숙한 기존의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와는 다른 디자인입니다. 이 특이한 TIA 드라이버는 커널에서 귀 방향 맨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메탈 매쉬 스크린을 통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튜브를 통해 사운드를 전달하는 기존의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와는 달리TIA 드라이버는 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운드를 바로 쏘기 때문에 사운드의 왜곡과 저항이 거의 없다는 것이 TIA 드라이버의 이론입니다. 다른 드라이버 정렬에는 쓰이지 않는 새로운 기술이기에 64오디오가 처음 이 기술을 발표했을 때 매우 흥미롭게 본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고음 영역을 집중하는 대신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양보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저음과 중음에는 각 여덟 개의 “일반” BA 드라이버가 사용되며 중, 고음에도 한 개의 드라이버가 할당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TIA 드라이버 한 개가 고음을 담당해 총 18개의 드라이버가 탑재되었습니다. 이 4웨이 구성은 이론적으로는 다른 경쟁사의 것보다 기술적으로 뒤쳐져 보이지만 과연 진짜 소리도 그럴까요?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Apex는 눈 여겨 볼만한 64오디오의 기술 중 하나입니다. Air Pressure Exchange의 약자인 Apex는 제품에 특별하게 제작된 필터를 통해 커스텀 이어폰에서 흔히 발생하는 귀 내부의 공기압을 밖으로 빼내 고막에 가해지는 압력을 덜어줍니다. 결과적으로 장시간 사용에도 귀의 피로가 많이 줄어들며 사운드 품질도 덩달아 좋아집니다. 이 환기 시스템은 특허를 받았으며 기본으로 제공하는 15dB 또는 20dB 모듈을 사용해 원하는 차음성을 유지하며 귀에 피로를 줄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일반 커스텀 이어폰보다 차음성 부분에서는 아주 약간 손해를 보지만 실리콘 팁을 사용하는 유니버설 이어폰보다는 월등한 수준입니다.

64오디오는 초창기에 써드 파티인 Asius Techonogies와 손을 잡고 비슷한 기술인 ‘Adel’을 라이선스 했습니다. 라이선스를 신청하고 몇 년 뒤,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며 64오디오는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시작합니다. 흥미롭게도 Asius는 64오디오의 경쟁 업체인 Empire Ears와 함께 손을 잡게 됩니다. 두 회사간 협력 관계는 몇 년간 계속되었으며 그 성과는 꽤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최근에 출시하는 Empire Ears의 제품에서 Adel 모듈은 찾아볼 수 없긴합니다.

또한 InnerFielity (리뷰 사이트)에서 Adel의 컨셉에 대해서 다뤘었고, “청력에 더 안전한 기술” 부분에서 많은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많은 청능사와 이 기술에 관련해서 얘기를 나누어 보았는데 이 기술에 대해서는 대부분 미심쩍어 했습니다. 그래도 제 친구들은 이 Adel/Apex 시스템이 장시간의 음악 감상 시 귀의 피로를 많이 줄여준다고 합니다. 플라시보 효과일까요? 아마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이 시스템들은 사운드 품질에서 눈에 띄는 공헌을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기술들의 효능을 뒷받침할 과학적인 증거는 더 필요하지만 시스템만 놓고 본다면 그 값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시 64오디오에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64오디오 웹페이지에는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옵션을 적용해보고 예상 시안을 확인할 수 있는 ‘디자이너’ 페이지를 제공합니다. 입문 모델에서부터 하이 엔드 제품인 A18t까지 모든 제품의 예상 시안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페이스 플레이트 옵션은 추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대부분의 커스텀 인이어의 옵션은 가격이 꽤 나가는 편입니다. 제가 테스트한 모델은 세로로 물결이 들어간 Zebra 우드 옵션이었으며 총 12가지의 우드 옵션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받아보니 마감이 미친듯이 훌륭합니다.

참고로 쉘 제작에는 3D 프린팅 기술이 사용됩니다. 이는 전통적인 커스텀 인이어 제조와는 다르며 더 정확하고 균등한 마감이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쉘에 적용한 색상이 5가지 밖에 안되었지만 현재는 색상 조합을 통해서 수많은 옵션이 가능합니다. 64오디오는 이 부분에서 다른 경재사보다 경쟁력이 있습니다.

제품의 전체적인 품질은 제가 테스트한 커스텀 이어폰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흔히 발생하는 플레이트 내부의 버블이나 다른 이물질도 없으며 18개의 많은 드라이버를 넣은 유닛 치고는 놀랍도록 깔끔합니다.

마찬가지로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제작하는 유니크한 휴대용 케이스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크기는 다른 커스텀 인이어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펠리칸’ 스타일의 케이스와 비슷합니다. 내부도 완전히 다른데요. 케이블을 말끔하게 감을 수 있는 구조에 여분의 Apex 모듈을 수납할 수 있으며 인이어 유닛을 별도로 보관할 수 있는 칸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매우 섬세하고 사용자를 고려한 구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용하고 인이어를 보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귀찮지 않고 되려 즐겁습니다.

휴대성

커스텀 이어폰이건 유니버셜 버전이건 상관없이 사용자 대부분은 휴대성을 중요시합니다. 높은 휴대성과 감도는 스마트폰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좋은 휴대용 앰프와 DAP에서는 그 성능이 한층 더 돋보입니다. 앞에서 제가 사용하는 64오디오의 V3를 거의 매일 사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 A18t를 테스트하면서 손이 잘 안가 게 되더라구요.

저의 순수한 의견으로 이 제품은 완전히 휴대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비싼 제품을 밖에서 사용하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고 파손이나 도난의 위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하이엔드 플래그쉽 제품의 참된 성능은 포터블 제품을 통해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입문용 제품이나 중급기의 경우 백그라운드 노이즈나 다른 문제점을 고려해도 충분히 포터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제품의 경우에는 하이엔드 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사용하고 싶습니다.

집에서 많이 알려진 유명한 플레이어들을 통해 테스트 진행해 보았습니다. 한가지 바로 느낄 수 있던 점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M15 모듈의 우수함이었습니다. 물론 같이 제공되는 M20 모듈도 다양한 성향을 느낄 수 있게 하지만 제 취향으로는 M15이 월등히 우수했습니다. M20을 사용하면 저음 반응이 좋아지지만 더불어 고음의 확장과 개방감에서 손실이 있었습니다. 물론 더 따듯한 느낌을 주는 분들이라면 M20도 훌륭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음악 감상

A18t의 사운드 밸런스는 놀랍도록 잘 잡혔습니다. 처음 처음해보고 느낀 점은 “매우 뉴트럴한 사운드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으며 사운드가 잘 뻗어 나가면서 매우 다이내믹 하다는 점입니다. 그 다음 몇 시간동안 청음해본 결과 제 처음 느낌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테스트를 계속 하면서 그만두기 싫어서 겨우 제품을 손에서 내려놓았습니다. 제품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시간이긴 했지만 짧게 들어도 어떤 제품인지 충분히 감이 올 것입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특징은 바로 저음의 투명한 정도입니다. 깊고 풍부한 저음에 극저음도 매우 부드럽게 확장됩니다. 또한 미드 베이스부분도 과하지 않게 에너지가 넘쳐서 드라이하고 건조한 느낌 없이 즐거운 음악 감상이 가능합니다. 저음의 텍스처나 뉘앙스로 봐서는 양감과 음질면에서 밸런스가 매우 잘 맞습니다.

또한 중음 영역도 놀랍도록 깨끗하고 맑은 편입니다. 보컬은 꽉 찬 느낌에 깨끗하고 발음이 정확하게 들리며 들었던 노래에서 나오는 트럼펫 소리는 또렷해서 짜릿한 느낌마저 듭니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청명함” 이랄까요. 트랜스듀서를 통해 재현되는 풍부하고 오픈된 사운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A18t만 있으면 레코딩의 진면모를 깊게 느낄 수 있을겁니다.

이제 고음 부분을 다뤄보겠습니다. A18t의 가장 큰 장점일수도 있겠네요. 사운드의 청명함과 확장성 부분에서 견줄 만한 커스텀 인이어는 몇 안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풀 사이즈 헤드폰이나 스피커 정도의 성능으로 추정됩니다. 각 제품군마다 고유의 특징이 있지만 이 A18t는 그 점을 감안에도 최상위에 속합니다. 64오디오의 경쟁사 제품을 테스트해봤지만 고음만큼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영역임은 확실합니다.

결론

제품의 성능에 제가 얼마나 흥분한지 어느정도 짐작이 되셨을까요…? 숨이 턱 막히는 어마어마한 사운드를 재현합니다. 의심할 여지없이 해상도와 투명도는 타 브랜드의 제품을 압도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커스텀 이어폰을 테스트해봤으니 확실해요. 뉴트럴하면서 폭발적인 표현과 극강의 사운드 분리도와 레어어링을 선호하신다면 A18t이 제격입니다. 사운드에 색감이 더해진 타 경재사의 제품은 특정 장르나 상황에 따라서 좋을 수는 있겠지만 올라운드 성향의 이어폰을 찾으신다면 이제품을 추천합니다.